가을엔
누군가에게 안부를 전하세요
당신을 보고싶어 하는
이를 위하여
가을엔
누군가에게 전화를 드리세요
보고 싶어도 망설이는
그 분을 위하여
가을이 오면
나락의 고개숙임에
부끄러움과 자책으로,
혹은 내 삶의 무게만큼 어두운
그리움들이 짙게 채색되어 집니다
가을이 오면
내장산 노오란 단풍보다 더 노란
그리운 이들의 음성이
아련해 지는걸까요?
가을은
그리운 이들의 추억을 더듬는
잔인한 꿈들이 짖밟힌 횡한
노젓가리 들판,
아니면
밀레의 만종 속
이삭줍는 아낙의 황혼이
아름답게 비출까요?
당신은
이가을에
누구를, 어느 추억을
기다리고 있으십니까?